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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주의와 삶의 낭만성 (커버이미지)
낭만주의와 삶의 낭만성
  • 평점평점점평가없음
  • 저자김경미 외 지음 
  • 출판사학이사(이상사) 
  • 출판일2022-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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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달성할 수 없는 이상이자
포기할 수 없는 가치,
낭만을 좇다


이룰 수 없는 사랑, 둘러앉아 밤늦도록 술을 마시며 인생을 토론하는 대학 생활. 인간적이고 현실적인 낭만이다. 정치적으로는 프랑스 혁명에서 낭만을 찾을 수 있다. 혁명에서 모토로 내세운 ‘자유, 평등, 박애’는 달성할 수 없는 이상이자 포기할 수 없는 가치이다. 도착 불가능, 성취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동경. 이처럼 우리는 낭만주의 속에서 살아간다. 제임스 웹 망원경으로 우주를 파헤치고, 초연결망을 통해 실시간으로 대량의 정보를 주고받는 등 현대에 이르러서는 고도로 발전된 기술을 누리게 되었다. 하지만 인간 정신의 본능은 가시적인 것 너머를 생각하고 꿈꾸는 데 있다.

낭만주의는 계몽주의에 대한 비판에서 시작되었다. 이성이 파악하지 못하는 세계, 직관과 상상력으로 그 너머의 무한한 세계를 동경한 것이다. Academia Humana는 그러한 정신적 삶과 문화를 지향하는 모임이다. 그곳에서 문학, 철학을 전공한 아홉 명의 교수가 만났다. 근원적인 결핍에 대한 거룩한 슬픔으로서의 낭만성을 연구하며 유한과 무한, 순간과 영원, 결핍과 충만의 비밀에 대한 각각의 사유를 다듬어 엮었다. 신학에서부터 미술, 음악, 신화, 문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찾아낸 삶의 낭만성은 사고의 지평을 넓히고 본능을 일깨운다.

1장에서는 신학에서 찾은 낭만주의 요소로 ‘거룩한 슬픔’을 주제화했다. 철학적으로 말하면 부분이 전체를 동경하나 온전히 채워질 수 없어 슬픔 혹은 비애가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2장 ‘독일 낭만주의 문학’에서는 무한성에 대한 동경과 유한한 세상 간의 긴장을 아이러니로 표현하면서 유한성에 머물러 있는 시선이 보지 못하는 의미를 파헤친다. 괴테, 노발리스, 티크, 호프만의 문학 작품을 중심으로 낭만적 사유를 분석한다.

3장에서는 영국 낭만주의 문학 중에서도 워즈워스를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낭만성을 멜랑콜리적 감수성으로 규정한다. 멜랑콜리는 부정적 느낌이지만 그 힘으로 생산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낭만적 느낌이자 이기적 숭고함이라는 것이다. 4장 ‘선비의 낭만, 선비의 음악’은 한국의 낭만적 감수성을 음악과 연결 지어 풀어낸다. 음악과 함께 생활하며 풍류와 선유에서 심미적 쾌락을 누리고 인격의 완성을 지향한 선비는 논리적 학문과 예술을 종합한 존재라 할 수 있다.

5장에서는 요사부송의 하이쿠를 통해 일본의 낭만주의를 자세히 살펴본다. 삶을 무한히 긍정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하이쿠는 현세적 만족으로 이어진다. 권력에 대한 반기로 광기가 등장해 상실과 향수로 귀결되었으나 그 가운데는 마음의 본향을 향한 동경이 있었다. 6장은 팬데믹을 인간의 탐욕과 기술의 산물로 보고 낭만적 시와 새로운 신화를 통해 이를 극복하려 한다. 신화로의 회기는 곧 자연으로의 복귀이다.

7장은 상투의 나라를 개성, 동경, 혁명, 열성의 낭만적 감정과 의지로 변화시키려고 한 선교사 릴리어스 호튼의 헌신을 다룬다. 여성 선교사의 의료 및 교육 봉사는 유교 문화에 짓눌려 있던 조선 여성의 정신을 일깨움으로써 새 시대를 여는 데 공헌했다. 8장은 19세기 낭만주의 미술 중 뒤러의 작품 ‘멜랑콜리아’를 낭만성의 기원으로 보고 고야, 터너, 들라크루아,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의 그림에 깃든 낭만성을 펼쳐 보인다. 쉽게 접할 수 없는 23개의 그림을 친절하게 해석하며 포스트 휴먼 시대의 미술을 향해 몸에 대한 재성찰을 요구한다.

Academia Humana 회장인 계명대학교 신일희 총장은 ‘달성할 수 없는 목표이지만 포기하지 못하기 때문에 추구해야 하는 것’이 낭만성의 중핵이라 말한다. ‘나는 왜 전체가 아니고 개인일 수밖에 없는가’ 하는 근원적인 질문에서 나온 사유는 반복되는 습관적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정신을 일깨운다. 현대인은 유사 이래 최고의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여전히 무의미, 허무와 싸우고 있다. 삶은 끊임없이 새로운 의미를 요구한다. 그 의미를 찾기 위한 여정을 낭만과 함께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세계를 낭만화하라. 그러면 근원적인 의미(den Ursprunglichen Sinn)를 되찾을 것이다.”(Novalis 1977, 334)

저자소개

1939년 대구에서 태어났지만 청송 골짜기가 고향이다. 계성중학교를 졸업하고 1954년 열다섯 살의 나이로 미국 유학을 떠났다. Trinity 대학교에서 수리학을 전공하고 Princeton 대학원에서 독문학을 전공한 후 1966년에 독일의 대표적인 표현주의 조각가이자 작가인 Ernst Barlach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뉴욕의 Queen’s College에서 교수 생활을 시작했다. 1971년 독일의 Kiel 대학에서 교환 교수를 지내고 1972년에 귀국한 후 연세대학교를 거쳐 1974년부터 계명대학교에 정착했다.
2024년이 되면 그는 교육자로서 60년을 맞게 된다. 그 가운데서 50년을 계명대학교에서 보냈지만 활동 무대는 한국에 국한되지 않았다. 2001년에 프린스턴 대학원 저명 동문 100인에 포함된 것을 비롯해서 전 세계 8개의 유명 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았다. 14개의 국외 교육기관과 정부에서 명예교수와 명예영사 등으로 임명되었으며 국내외 25개의 사회단체에서 이사와 회장으로 활동했고, 폴란드, 스웨덴, 독일, 이탈리아 등의 국가 원수로부터 공로 훈장을 수훈했다.
세계와의 소통은 곧바로 제자들에게로 전해졌다. 오랜 총장직에도 불구하고 다방면에서 많은 제자를 길러냈으며 그들과 함께 문화사에 대한 담론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사회의 많은 지도자와 끈끈한 사회적 교류를 이어가는 것도 교육의 장을 교실 안으로 한정하지 않은 진정한 교육자의 면모를 보여준다. 그런데도 그의 발걸음은 아호 ‘行素’가 그러하듯이 결코 요란하거나 화려한 적이 없었다.

목차

책을 펴내며



서시 | 신일희



제1장. 낭만주의 철학과 개성적 삶 | 최신한



Ⅰ. 초기 낭만주의의 등장 배경

Ⅱ. 무한성을 향한 동경

Ⅲ. 무한한 접근

Ⅳ. 거룩한 슬픔 – 종교적 동경의 감정

Ⅴ. 개성적 삶

Ⅵ. 낭만주의의 현재성



제2장. 독일 낭만주의 문학 – 독일적 낭만성의 양상 | 이경규



Ⅰ. 독일 낭만주의 개요

Ⅱ.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고뇌』: 낭만주의의 전주곡

Ⅲ. 노발리스의 『밤의 찬가』: 빛의 모태로서 어둠

Ⅳ. 루드비히 티크의 『프란츠 슈테른발트의 유랑』: 낭만주의의 바이블

Ⅴ. 낭만적 아이러니: 독일적인, 매우 독일적인

Ⅵ. 희곡의 낭만적 아이러니: 『장화신은 고양이』

Ⅶ. 검은 낭만주의: E. T. A. 호프만의 『모래 사나이』

Ⅷ. 낭만주의 비판과 재평가

Ⅸ. 결어



제3장. 워즈워스의 사색과 관조로서의 멜랑콜리적 감수성 | 황병훈



Ⅰ. 인간의 비애와 삶의 의미에 대한 성찰

Ⅱ. 기대와 낙심

Ⅲ. 한계적 시공간에 대한 인식

Ⅳ. 인간적 열망과의 요원한 화해 시도



제4장. 선비의 낭만, 선비의 음악 | 서영희



Ⅰ. 도덕과 질서의 음악

Ⅱ. 르네상스적 만능 지식인

Ⅲ. 선비의 풍류(風流)

Ⅳ. 선비들의 낭만, 선유(船遊)

Ⅴ. 선유와 바르카롤

Ⅵ. 나오며



제5장. 요사부송(与謝蕪村) 하이쿠에 나타난 낭만성 | 유옥희



Ⅰ. 들어가며

Ⅱ. 서민의 욕망 해방과 한계

Ⅲ. 인간군상

Ⅳ. 마치며- 근원적 상실의 정서



제6장. 결핍과 동경의 역설과 역병: 낭만주의 시 읽기를 통한 신화적 해법을 찾아서 | 홍순희



Ⅰ. 들어가며: 결핍과 동경의 역설

Ⅱ. 문학 속 역병

Ⅲ. 낭만주의 신화와 신화의 탈(脫)낭만성

Ⅳ. 낭만주의 시 읽기: 신화적 해법을 찾아서

Ⅴ. 나오며: 시인과 함께 숲길을 걷다



제7장. 『상투의 나라』; 미국여성이 개화기 조선에 뿌린 낭만의 씨앗 | 김향숙



Ⅰ. 들어가며

Ⅱ. 낭만성의 씨앗을 뿌린 신혼여행

Ⅲ. 미국여성이 개화기 부녀자에게 뿌린 낭만성의 씨앗

Ⅳ. 나오며



제8장. 19세기 낭만주의 미술과 ‘낭만성’ | 김경미



Ⅰ. 〈멜랑콜리아〉의 후예들

Ⅱ. 스페인의 프란시스코 고야

Ⅲ. 영국의 윌리엄 터너

Ⅳ. 프랑스의 들라크루아

Ⅴ. 독일의 카스파 다비드 프리드리히

Ⅵ. 기술과학 시대의 ‘낭만성’



총평. 거룩한 슬픔 - 이룰 수 없는, 그러기에 더욱 동경하는 데서 오는 낭만성 | 신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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